미나토 가나에 <<망향>>
작가 소개
Kanae Minato,みなと かなえ,湊 かなえ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현미경 같은 시선으로 잔혹하리만치 집요하게 묘사하는 일본의 추리 소설가. 1973년 히로시마 현에서 태어나 학교 도서관에 틀어박혀 에도가와 란포와 아카가와 지로의 소설을 읽는 ‘공상 좋아하는 아이’로 자랐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의류회사에서 일했지만 1년 반 만에 퇴사하고 향한 곳은 남태평양의 오지 통가. 그곳에서 청년 해외 협력대 대원으로 2년간 봉사활동을 하며 자신의 상식이 반드시 세상의 상식은 될 수 없음을 뼈저리게 체험했다. 귀국 후에는 효고 현의 고등학교에서 근무했다.
서른 살을 맞아 글쓰기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 미나토 가나에는 단시(短詩), 방송 시나리오, 소설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넘나드는 전방위적인 집필을 시작했다. 2005년 제2회 BS-i 신인 각본상 가작 수상을 시작으로, 2007년 제35회 창작 라디오 드라마 대상을 수상하는 등 방송계에서 먼저 주목받으며 스토리텔러로서의 역량을 드러냈다. 같은 해, 『고백』의 모티브가 된 단편 「성직자」를 발표, 제29회 ‘소설 추리’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정식 데뷔한다.
이 책을 읽은 이유
미나토 가나에!
줄거리
「귤꽃」
30년 전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젊은 여자와 함께. 남은 나와 언니, 그리고 어머니 세 가족은 귤밭을 일구며 섬에서 살다가, 언니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직전 남자와 함께 야반도주로 섬을 떠나고 말았다. 그리고 오늘은 시라쓰나지마 시 폐막식. 섬을 떠나 유명 작가가 된 언니가 여태껏 한 번도 연락이 없다가 섬에 돌아왔다. 언니가 돌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바다별」
섬을 떠나 도시에 가정을 꾸린 나는 아들이 낚은 전갱이를 먹다가 문득 과거의 기억이 떠오른다. 어머니와 둘만의 쓸쓸한 식탁, 그리고 중년 남자의 탁한 목소리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가 실종되며 모자가정이 된 나는 하루 종일 일하는 어머니를 도울 마음에 낚시를 하러 갔다가 아저씨와 만나게 된다. 아저씨는 이후로 나와 어머니가 사는 집에 뻔질나게 드나들며 생선이며 쿠키를 가져오는데 아저씨가 우리 집에 찾아오는 목적은 뭘까. 그리고 이십 년 만에 만나자며 엽서를 보낸 아저씨의 딸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걸까.
「꿈나라」
도쿄 드림랜드가 개장한 해에 태어나서 무쓰코라는 도회지를 동경하는 시골뜨기 같은 이름을 지닌 나는 이름 그대로의 삶을 걷게 된다. 그토록 가고 싶었던 도쿄 드림랜드는 집안의 절대적 폭군 할머니 눈치를 보느라 한 번도 못 간 채 섬에서 살아오다가 드디어 오늘 남편과 딸 나나미와 함께 찾아왔다. 삼십 년간 동경했던 꿈나라에서 지난 세월을 회상하며 그토록 자신을 얽매왔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나는 생각에 잠긴다.
「구름 줄」
인기 상승 중인 젊은 가수가 섬 절벽에서 추락하여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7년 만의 귀향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자신의 남편을 살해하고 형무소에 들어갔다가 출소한 후로도 두 남매를 거느리고 섬에서 계속 살아왔다. 그런 어머니를 둔 그에게 섬에서의 기억은 끔찍하기만 했다. 그런데 이제 그가 유명해지자 내내 멸시만 해온 동창이 언제 그랬냐는 듯 입장을 바꾸고 억지로 섬으로 초청했다. 그는 속으로 연신 되뇐다. 섬에 다시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다, 라고.
「돌십자가」
25년 전 아버지의 자살로 섬으로 이사 온 나는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됐다. 섬 친구들과 외따로 지내던 나에게 말을 걸어준 건 역시나 늘 빛바랜 같은 옷만 입고 다녀서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하는 메구미였다. 여름방학 어느 날, 나는 메구미와 함께 시라쓰나 산에 오른다. 메구미는 이 산에 잠복 크리스천이 탄압을 피해 숨었었다며 관음보살 돌 뒤에 잠복 크리스천이 새긴 십자가가 있으니 함께 찾자고 제안한다. 메구미는 왜 그토록 십자가를 찾으려 한 걸까. 그리고 메구미가 십자가 찾아 기도하려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빛의 항로」
초등학교 교사인 나는 담임을 맡은 반에서 벌어진 왕따 문제로 고민에 빠져 있다. 왕따 가해자 부모의 거센 반발에 자포자기 상태에 빠진 나는, 누군가의 방화로 집에 불이 나며 입원하게 된다. 그런 나에게 아버지의 제자가 찾아온다. 20년 전 세상을 떠난 아버지는 손찌검을 무릅쓰지 않을 만큼 열혈 교사였다. 병문안 온 남자는 아버지 덕분에 왕따에서 벗어나 현재 교사가 됐다고 한다. 나는 아버지와 가기로 했다가 못 간 섬 최후의 진수식 이야기를 남자에게 하게 된다. 그 진수식에서 아들인 나를 놔두고 다른 아이의 어깨에 따뜻하게 손을 얹어주는 아버지를 목격한 이야기를..
감상
갑자기 든 생각이지만
책 표지를 만드는 안목은 우리나라가 나은 것 같다
ㅎㅎ...
먼저 놀랐던 건 단편집이라는 것
모르고 봐서 처음부터 열심히 머리에 넣으면서
봤었는데, 단편이었다니!
많지 않은 분량에 6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으니
금방금방 읽힌다.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답게
역시나 각 단편에는 반전이 숨어있다.
개인적으로는 <귤꽃>이랑 <바다별>이
제일 재밌었던 것 같다.
<귤꽃>에 대해서만 살짝 얘기를 해보자면
30년 전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젊은 여자와 함께. 남은 나와 언니, 그리고 어머니 세 가족은 귤밭을 일구며 섬에서 살다가, 언니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직전 남자와 함께 야반도주로 섬을 떠나고 말았다. 그리고 오늘은 시라쓰나지마 시 폐막식. 섬을 떠나 유명 작가가 된 언니가 여태껏 한 번도 연락이 없다가 섬에 돌아왔다. 언니가 돌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요 내용소개에서 덧붙이자면
언니는 당시 귤밭에 놀러왔던 겐이치라는 남자와 함께
눈이 맞아 떠난다는 글을 남기고
그리고 집에 남아있던 통장까지 가져 나간다.
주인공이자 동생은 다시 돌아온 언니에게
언니때문에 자기는 어머니와 단 둘이 살아야 했고
그래서 이 섬을 떠날 수 없었고
혼자 섬을 떠나니 좋았냐며 따진다.
언니는 그저 미안하다고 할 뿐...
하지만 언니가 다시 떠나고 나서야 알게된다.
사실 그 남자는 귤밭을 팔아 배상금이 들어온
통장을 노린 강도였고,
그걸 본 엄마는 칼로 찔러 죽인다.
언니는 남자를 몰래 묻고 엄마 대신 자신이
그 남자와 함께 눈이 맞아 야반도주한양
엄마의 죄를 업고 떠난다.
위 내용소개에는 안 나왔지만 이미 그 전에
아버지는 다른 여자랑 바람이 나 놀러가다가
사고로 죽어버렸고, 그 사실로 어머니 포함 집안은
큰 비난을 받는 중이었다.
거기에 사람까지 죽인 일이 생기면
어머니는 더 이상 버티지 못 했으리라고
언니는 생각해서 죄를 대신 받은 것이다.
뭐, 이런 식으로 다른 단편들도
요렇게 반전이 조금씩 조금씩 숨어있다.
다만, 무슨 추리가 주가 되는 작품은 아니기에
가나에가 작품을 어떻게 풀어냈는지에
집중해서 보는 편이 바람직하겠지?
이 책의 평점
★★★☆☆ 3.5 / 5 점
아참, 모든 단편들의 배경은
'섬' 이다. 가나에는 30년 가까이
섬에서 살았다고 하니
뭔가 다르게 보이기도 하다.
내용도 짧고 반전도 있고
서술도 쉬어서 편하게 읽기가 좋다
섬이 주는 배경이나 특징들도 잘 보여주고
사람은 언제나 자기중심으로 생각하고
믿게 되지만, 사실은 진실은 다른 것인데
누군가가 배려해준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사실, 『망향』이라는 제목보다
『배려』라는 제목을 붙이는 것도
나쁘지 않아보이는데!
"괴로울 때 이곳을 떠올리면 된다.
다시 찾아오면 된다."
『망향』